[교양 있는 하루] 경제학 개론 (실전 응용) ― 인간의 욕심이 만든 버블, 테마 ETF와 밈의 유혹

1. 서론 ― 인간은 언제나 늦게 깨어난다

시장은 늘 같은 사이클을 반복한다.

낯선 기술이 등장하면, 처음엔 소수가 공부하고, 그다음 다수가 흥분하며, 마지막엔 모두가 후회한다.

이것이 버블의 구조이며, ETF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AI, 메타버스, 클린에너지, 우주항공…

모든 테마 ETF는 결국 “집단 기대의 파생상품”이었다.

ETF는 지수를 복제하지만, 버블은 심리를 복제한다.

그 복제가 반복될수록 시장은 인간의 욕망을 닮아간다.

 

2. 테마 ETF의 탄생 ― 확신을 포장한 상품

테마 ETF는 특정 산업, 기술, 혹은 이념을 추종한다.

이는 ‘분산투자의 형태를 한 집중투자’다.

AI ETF가 성장한 이유는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미래에 투자한다는 감정적 만족” 때문이다.

이 상품의 구조는 단순하다.

  1. 화제성 있는 키워드 선정
  2. 관련 기업 포트폴리오 구성
  3. 시장 트렌드와 결합된 스토리텔링

결국 ‘ETF’라는 기계적 틀 안에 ‘서사(narrative)’가 들어간 순간, 그건 투자상품이 아니라 ‘문화상품’이 된다.

 

3. 밈 주식과 군중심리 ― 알고리즘보다 빠른 인간의 불안

밈(Meme) 주식의 본질은 유머가 아니다.

그건 불안의 집단 표현이다.

시장의 소수자는 웃음으로 저항하고, 다수자는 그 웃음을 따라간다.

GameStop 사태, AMC, 그리고 AI ETF 열풍까지 모두 같은 공식으로 움직였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현재의 과열”로 바뀌는 과정이다.

알고리즘은 논리로 움직이지만, 시장은 서사로 움직인다.

그래서 버블은 언제나 논리보다 빨리 달아오른다.

 

4. 트렌드 추종의 역설 ― 시장이 아니라 인간이 늦는다

투자자들은 흔히 “시장을 따라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상은 반대다.

시장은 이미 미래를 반영하고 있고, 인간이 그것을 뒤쫓는 것이다.

트렌드란 ‘지나간 뉴스의 잔향’일 뿐이다.

AI ETF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시점에는, 이미 초기 수익자는 포지션을 정리한다.

따라서 대중의 매수 타이밍은 언제나 한 박자 늦다.

이는 단순한 정보 격차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확신을 느껴야 행동하고, 그 확신이 도달하는 순간 시장은 이미 식어버린다.

 

5. 버블의 심리학 ― 믿음이 만들어낸 착시

버블은 탐욕의 결과가 아니라, ‘믿음의 속도 차이’에서 생긴다.

일찍 믿은 자는 수익자가 되고, 늦게 믿은 자는 희생자가 된다.

따라서 버블의 핵심은 “욕망”이 아니라 “신뢰의 시간차”다.

시장은 신념의 무덤이자, 회의의 탄생지다.

한 세대의 낙관은 다음 세대의 교훈이 된다.

 

6. 결론 ― 트렌드를 이기는 건 냉정함이다

ETF의 본질은 효율이지만, 버블의 본질은 감정이다.

효율은 숫자를 복제하고, 감정은 의미를 복제한다.

트렌드를 쫓는 사람은 시장을 보지만, 시장을 이기는 사람은 인간을 본다.

결국 투자란 기술이 아니라 “집단 심리를 해석하는 철학”이다.